배우 문성근, 배우 원미경, 가수에서 배우가 된 황정음 ..

​초록물고기 (1997년)​시나리오 / 연출 : 이창동​​​소설을 쓰던 이창동은 ‘초록물고기’로 극영화 감독 데뷔했고, 작품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나는 이 영화의 내용 중 ‘신도시 개발’을 둘러싼 문제가 흥미로웠다. 이창동 본인이 특별히 의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즈음의 그가 쓴 소설과 영화는 신도시가 배경으로 그려져있다. 초록물고기 이전에 재밌게 접한 이창동 소설이 ‘녹천에는 똥이 많다'(1992년)였다. 녹천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던 시기, 지극히 현실적이고 소시민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형은 녹천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생각지도 않은 이복동생이 찾아온다. 민주화운동으로 지명수배중인 이복동생은 형의 집에 당분간 숨어지내기로 했는데 형은 자기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영 못마땅하고 더군다나 자기와는 타성에 빠져사는 것 같던 아내가 이복동생과는 얘기가 잘 통한다는게 큰 불만이고 불안였다. 모처럼만에 부부관계가 좋은 때에는 아내가 속으로 내 동생을 상상했겠지? 이런 생각까지 하고, 그러다가 종국에는 이복동생을 잡아가라고 신고한다. 지금은 전혀 안그렇지만, 녹천에 아파트 단지 들어서던 초기. 녹천 전철역 내려서 아파트 단지로 가는 길은 허허벌판였고, 밤이 되면 사람들은 그 공지에서 눈치껏 실례를 하기 다반사였다. 그 공지를 지날 때 느끼는 비위생적이고 불쾌한 기분. 형은 이복동생을 신고한 자신의 모습을 여기에 빗댄다. 소설의 주이야기 못지 않게 신도시 초창기 모습 묘사도 상당히 의미있게 읽었다.​이러한 신도시 초창기 모습이 영화 ‘초록물고기’에 다시 나온다. 유흥가 형성, 원주민들의 생활권 보장과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 급격히 무너지는 성의식 등등. 이런 내용들이 군전역하고 온 막동이(한석규)네 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막동이는 군전역 후 집안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려고 하지만, 마땅히 할 일을 못찾는다. 형은 계란장사를 하는데 이것도 신도시 건설로 사람들 생활권이 바뀌다보니 장사가 예전같지 않고, 여동생이 다방에서 남자손님들을 상대해서 돈을 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막동이는 여동생한테 당장 때려치라고 불같이 화를 내지만, 말만 그렇지 오히려 여동생이 주머니에 찔러주는 용돈을 받는 입장이다.막동이는 신도시 유흥가에서 나이트클럽 장사를 하는 배태곤(문성근) 밑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폭력배 출신도 아니고 운동을 한 것도 아니지만 배태곤은 막동이의 순박한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여, 부하들 사이에서 서열도 만들어주고 자기 차량 운전을 맡긴다. 그리고 자기의 예전 보스를 살해하라고 시키고, 그리고는 이게 자신의 발목을 잡을까봐 막동이를 살해한다.​냉혈한에 이해타산적인 배태곤(문성근)이 거대 폭력배 조직의 보스가 됐다면 이야기는 여운이 짧았을 거다. 배태곤은 자신의 전 보스가 죽은 자리를 차지했을 터이고, 막동이 살해 용의선상에서 벗어났고, 자신의 여자 미애(심혜진)를 힘있는 자들에게 성상납시켜 이권을 챙기고, 미애와 결혼을 하여 이젠 부모가 되려한다. 이 어마어마한 일들이 신도시 아파트에 입주하여 중산층으로 살아가려는 배태곤 모습에 다 모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조건으로 갖추고 싶어하는 타이틀 ‘중산층’. 초록물고기는 신도시 형성을 배경으로 중산층에 대한 욕망을 잘 보여주고 있고, 배태곤(문성근)은 그 욕망을 체화해나가는 문제적 인물로 그려진다. ​위의 짧은 영상엔, 막동이가 죽은 후 남은 가족이 살던 집을 개조하여 백숙집으로 운영하는, 신도시 초기 풍경과 중산층으로 변모해가는 인물 배태곤(문성근)의 모습이 의미있게 잘 섞여있다.​​​그리고 11년 후 2008년​​​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강철중 : 공공의 적 1-1’ (2008년)을 보면 문성근이 아주 짧게 나온다. 태산이라는 이름의 사업체를 운영하지만 실상은 법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남의 돈 떼어먹고 협박하는 일을 하며 사는 21세기형 조직폭력배 사업체의 보스.이 장면을 보면서 초록물고기의 배태곤이 10년쯤 지나면 저렇게 변해있겠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배우 문성근(1953년~ )이 나오는 영화를 일부러 찾아보진 않았지만, 관람한 영화들을 돌아보면 그의 문제적 인물 연기를 인상적으로 본게 여러 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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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극본 : 김은정연출 : 권영일​출연 : 원미경, 정진영, 추자현, 김지석, 한예리, 신재하, 김태훈 등 ​​

​​원미경(1960년~ )은 누구나 알고 있듯 젊은 시절에 미녀 탤런트로 인기 높았다. 김수현 극본의 드라마 사랑과 진실(1984년~1985년)에서도 주요 배역을 맡아 인기가 높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정성주 극본의 드라마 ‘아줌마’에서의 모습이 더 좋았다. 중년배우 모습이라서 좋았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더 흘러서 그때와는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여배우가 됐다. (여배우에게 이런 표현을 하는게 실례일 수 있지만) 얼굴에서 세월이 느껴져서 좋았다. 나이가 들어도 피부가 팽팽하고 눈가도 처지지 않은 모습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깊은 표정을 담을수 있는 얼굴로 보였다.'(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드문드문 봤다. 이진숙(원미경)이 남편 김상식(정진영)과 졸혼하려는 내용, 남편이 사고로 22살의 청년시절 정신을 갖게 되어 졸혼진행에 문제가 생긴 내용, 장녀 김은주(추자현)가 가족을 멀리하고 싶어하면서 남편 윤태형과 하루 빨리 아기를 가져 가정을 이루고 싶어하는 모습. 그러나 남편은 알고보니 동성애자라는 사실 정도가 지금까지 본 줄거리의 골자다. 원미경의 모습이 좋아서 동영상으로 포스팅하지만, 추자현도 배우로의 품성이 예전보다 깊어지고 넓어진 게 느껴진다. ​​​​​

​​황정음은 걸그룹 슈가에서 활동하다가 연기자로 전향했다. 슈가 시절에는 일본에서 온 멤버 아유미에게 관심이 많이 쏟아졌고, 황정음은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배우로 전향 후 출연작 리스트를 보면 작품을 잘 고르기도 하거니와 연기력도 상승일로다. 황정음은 역시 걸그룹 밀크의 멤버로 활동하다가 연기자로 전향한 서현진과 함께, 걸그룹 출신으로는 가장 훌륭하게 성장한 여배우일 것이다.가수가 연기를 하는 경우, 섬세한 연기선을 잘 살리지 못하는 걸 종종 봤다. 이건 연기력의 부족일수도 있지만, 타고난 마스크와 프로필의 차이이기도 하단 생각이 든다. 가수는 노래 소화에 어울리고, 연기자는 배역 소화에 어울리는 외모이니까. 황정음과 서현진은 가수보다는 연기자로 더 어울리는 외모로 보인다.'(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도 걸그룹 멤버가 출연한다. 이진숙(원미경)의 둘째 딸과 학창시절부터 오랜 친구사이인 포토그래퍼 박찬혁을 좋아하는 윤서영 역을 맡은 사람이 걸그룹 AoA 멤버 신혜정이다. ​​인상깊게 봤던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2011년, MBC)에 황정음이 출연했다.봉우리(황정음)가 아르바이트하는 중. 어린시절 받은 충격으로 들을 수 없게 된 청년 차동주는 마대를 마이크인양 잡고 노래까지 부르면서 유쾌하게 일하는 봉우리를 보고 반가워한다. 차동주가 자기 보는걸 알게 된 봉우리. 처음에는 쑥쓰러워하다가 이내 수어를 동반한 토이의 ‘좋은 사람’을 불러준다.”들려? 내 노래소리?”마음까지 들은 차동주는 좋아하는 봉우리가 더 좋아진다.​황정음은 요즘에도 쌍갑포차라는 드라마 출연중이지만, 이보다는 수어를 동반한 오래된 노래 장면을 포스팅하고 싶었다.​